교회건축의 이해 (30)

  • 입력 2017.08.17 14:11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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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춘 교수
[프로필]
◈ 정주건축연구소

5. 기독교 예술로서의 교회건축

건축의 아름다움은 주로 인간의 감성에 관련된 것으로, 하나의 건물이 건축가의 창조적 의도에 따라 건축되어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줄 때 우리는 그 건축을 ‘예술’이라고 말한다. 건축예술은 다른 예술들과는 구별되는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우선, 건축은 그 기능의 편리함과 구조적 안전성 그리고 경제성을 확보해야하기 때문에, 그 구성과 표현이 다른 예술들처럼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건축은 다른 예술이 갖지 못하는 ‘공간’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건축을 4차원의 ‘시간- 공간예술’이라고도 말한다. 이는 건축 공간 자체는 정지되어 있지만, 그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은 연속적으로 변하는 공간의 모습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독일의 철학자 셸링이나 대 문호 괴테와 프랑스의 시인 발레리가 건축을 음악에 비유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이러한 건축의 아름다움은, 다른 예술들에서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건축을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이 통일성과 단순성이라는 미학적 구성 원리에 의해, 하나의 ‘질서’ 속에서 서로 ‘조화롭게’ 통합되었을 때 나타난다.

건축의 아름다움은 결코 크고 높거나 웅장함이나 화려함이 아니며, 신기하거나 특별함, 또는 단지 다른 건물들과 다름이 아니다. 건축의 아름다움은 오히려 소박하고 작은 건물에서 더 많이 나타나고, 평범함 속에서 오래도록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다.교회건축을 포함한 기독교 예술의 중요성은 특별히 더욱 강조된다. 프란시스 쉐퍼(Francis A. Scheffer)는 그의 저서‘예술과 성경’에서 기독교의 예술성을 강조한다. 그는 기독교가 특별히 예술의 가치를 인정해야하는 이유를 “첫째로, 예술품은 창조적 작품인데, 창조란 하나님께서 창조주이시므로 가치를 가지며, 두 번째로, 예술품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았으므로 창조할 능력을 가진다는 이유에서 창조물로서의 가치를 가지며, 동시에 우리에게는 창조력을 발휘할 소명이 있다.”고 말한다. 로저 하젤톤(Roger Hazelton)도 그의 저서 ‘신학과 예술’에서 창세기에서의 강조점이 하나님의 절대성이나 존재의 자기 충만에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창조에서의 하나님의 행동에 있으며, 이 하나님의 창조를 예술작품의 성격을 띠는 것으로 보았고 또한, 인간은 창조되자마자 하나님에 의해서 그의 계속적인 창조에 동참하라는 부름을 받았다고 말한다. 이처럼 하나님을 섬기는 기독교인 의삶에서 예술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교회건축에서도 아름다움을 창조할 소명을 가지고 있다. 교회건축예술은 일반 건축과는 다른 몇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별히 교회건축은 ‘영적 예술’이다. 교회의 존재 자체가 영이신 하나님께로부터 비롯되며, 교회의 모든 활동은 하나님의 임재와 인도하심 속에서, 하나님을 위하여, 하나님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교회건축은, 하나님의 임재와 인도하심을 느끼고, 하나님의 섭리하심을 깨닫도록 도와주는 공간이어야 한다. 또한, 교회건축은 ‘공동체적 예술’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모여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공동체로서, 교회의 모든 사역에서 그 공동체 회원들이 함께한다. 그들은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고, 함께 훈련받고, 서로교제하며, 함께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세상을 섬겨야한다. 마찬가지로 교회 건축은 그 공동체가 사용자로서 함께 참여하는 예술이다. 교회건축은 ‘상징예술’이기도하다.

아름다운 교회건축은 동시에 교회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와 세상을 위해 하고자하는 뜻을 세상에 보여주는 상징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교회건축은 ‘환대의 예술’이기도하다. 교회건축은 지역주민들에게 기쁨을 주고, 가까이 하고 싶고, 안으로 들어가 보고 싶게 하며, 거기에 머무르고 싶게 해야 한다. 그것은 교회가 세상을 향한 선교와 섬김의 사역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교회건축은 ‘빛의 예술’이다, 빛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게 해주고, 오실 그리스도에 대한 소망을 가지게 한다. 이 모든 특성을 넘어, 교회건축은 ‘공공예술’이다. 교회당은 그 지역의 중요한 환경요소이며, 가장 중요한 시각대상물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교회당은 기능적으로 지역공동체의 중심이 될 수도 있으며, 오랜 시간 교인들과 지역주민들은 물론 그곳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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