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경 2000km, 자전거 종주 나서는 한일 기독인들

  • 입력 2017.09.19 17:48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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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과 일본인이 십자가로 하나 되어 서울에서 동경까지 2000km의 거리를 34일간 자전거로 달리는 이색 자전거 종주가 시작됐다. 대한민국 1호 영화선교사 이성수 감독이 기획한 자전거 종주 실황은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겨 영화 ‘용서를 위한 여행’으로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이성수 감독은 2013년 기독교인에게 학대당한 캐나다 원주민과 그들을 섬기는 한인 선교사의 이야기를 담은 ‘뷰티풀 차일드’를 선보여 교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바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자칫 잘못 접근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소녀상, 독도 문제 등 민감한 일본 관련 이슈를 다룬다. 이 감독은 무엇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님의 시선으로 한국과 일본을 바라보며 영화제작에 나섰다.

이 감독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타국민에 관대함과 냉철함을 유지하면서도 유독 일본 이야기에 기독교 세계관이 작동하지 않는다. 일본을 손가락질하면 공감을 얻기는 쉽겠으나 비난은 결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법이 아니”라며 “주님은 ‘너희가 서로 사랑하여 내 제자인 줄 알게 하라’고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용서’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가르는 단어가 아닌, 무지한 자와 아는 자를 구분 짓는 단어다. 죄에 대해 아는 자가 먼저 용서를 구하는 것이 진정한 크리스천의 모습”이라며 “이번 여정은 그 모습을 담기 위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성수 감독은 일본이 근대화와 군국주의화 과정에서 동경에서 시모노세키까지 철도를 놓고, 부산으로 뱃길을 열어 다시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 대전 서울 평양 신의주 심양 하얼빈까지 전쟁 물자와 병력 수송을 위한 철도를 세운 ‘죽음의 길’을 생명으로 불어넣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종주의 첫 발을 뗀 지난 18일, 한일 그리스도인 12인은 서울역에서 경기도 화성 제암리교회까지 힘차게 달렸다. 제암리교회에 도착한 이들은 희생자 추모 예배를 드렸으며, 공주, 익산, 순창, 거창, 대구, 밀양, 부산까지 매일 60~100km의 종주를 소화하고 있다.

이들의 종주 길에는 양국 국기와 십자가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한국인 참가자는 일장기를, 일본인은 태극기를 자전거에 매달고 기도하며 페달을 밟는다.

부산에서 배로 이동한 뒤 시작되는 일본 여정은 한국의 두 배 가량이며, 오사카와 동경에서 두 차례 집회를 끝으로 여정을 마치게 된다. 제암리, 오사카, 동경에서 드려질 예배에는 양국 목회자 6명이 ‘용서’를 주제로 메시지를 전한다. 한국에선 김인중 목사(안산동산교회 원로), 명성훈 목사(순복음성시교회), 정근두 목사(울산교회)가, 일본에선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참가해 할머니들께 사죄했던 오야마 레이지 목사(성서그리스도교회 원로) 등 한일 화해와 용서에 뜻을 품은 목회자들이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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