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그 새로움(2)

  • 입력 2018.03.22 16:4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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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조 목사(주님기쁨의교회) 

‘주님! 십년 가까운 유학 시절, 주님 은혜였지만 목회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한 거 아시지요? 저 이제는 좀 편안한(?) 길을 가게 해주십시오’ 하는 마음의 소원이 있었다. 평소 존경하던 옥한흠 목사님이 친히 불러 주셔서, 사랑의교회 부목사로청빙을 받고 또 서울신대 신대원 강의를 맡아 대학원 교수로서의 시간을 확정 받은 후의 귀국길이었기에 마음은 한껏 부풀어있었다. 그렇게 서울에서 뿌듯한 목회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몇 년 되지 않아 인생은 내 원대로만 흘러가는 게 아니듯 하나님도 계획을 가지고 일하고 계셨다. 사랑의교회 ‘법조선교회’가 있는 소망관 빌딩에서 우연히(?) 누구를 만났는데 그 만남이 나를 개척의 길로 부르시는 단초가 되었다. 그날따라 왠지 늘 가던 복도가 아닌 반대편 복도로 내려가고 싶어서 돌아가던 그곳에서 옛 성도인 H 자매를 만났다.

세미나 강의를 들으러 왔다는 그녀를 오랜만에 만나 서로 너무 반가워했는데 그 작은 일이 개척의 길로 인도 받는 급물살이 될줄이야. H 자매가 런던에서 복음을 듣고 예수를 만나 내가 섬기던 ‘런던행복한교회’의 성도였기에 하나님은 나로 하여금 지금 서울에 돌아와 있는 옛 런던 목회지에서 만났던 우리 청년 성도님들에 대한 소식을 듣게 하셨다. 자기들끼리 따로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데 한마디로 그들의 모습은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하며 기진함이라’(마9:36) 였다. “목사님이 저희들에게 와 주시면 안되요?” 갑작스런 요청이 당황스럽기도 했고 일단 무슨 소리냐고 단숨에 거절했다. 지금의 나는 옛날의 내가 아니고 지금은 그 가는 길이 다르지 않은가 말이다. 하나님의 부르심. 몇 주 동안 몸부림을 쳤다. 한국으로 오면서 “‘개척’이란 내 사전에는 없다”고 수없이 되뇌었던 기억이 생생하고, 이렇게 교회가 많은데 나까지 교회를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

최근 간간이 들려오는 대형교회 청빙건과 학교에서는 전임 교수 자리에 대한 구름들이 보이던 터라 그 길은 더 더욱 아니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어느 날 새벽 사랑의교회 2층 구석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나를 강하게 부르셨다. 새로운 교회로의 부르심. 나를 목회자의 길로 부르신 첫 부르심과 그 후 두 번째 부르심이었다.‘김 목사, 넌 성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주님의 간단한 질문. 그것은 내 가슴 깊이 감춰 있던 ‘세상적 화려한 성공’의 마음을 밝히 드러내셨다. ‘주님, 제가 꼭 이렇게 개척의 험난한 길을 다시 가야만 합니까?’ 거절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주님의 질문에 무릎을 꿇었다. 그 새벽 주님의 부르심이 내 사명이었고 그 길이 내가 가야 하는 길임을 알았을 때 깊은 통곡의 많은 눈물을 흘리며 부르심에 응답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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